임신 11주차.
약 3주만에 만난 와이프. 일 때문에 3주동안 거의 집에서 생활을 못하기에 대전에 있는 처가에 데려다주고 3주만에 만났다.
책에서는 9~10주가 지나면 입덧이 점차 줄어든다는데.. 3주만에 만난 와이프는 배는 좀 나온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살이 많이 빠져서 안쓰러웠다.
중간중간에 전화나 영상통화한게 다였지만, 나에게 힘든 내색 그렇게 하지 않고 버텨줬다는게 참 고마웠다.
퇴근 후 곧장 평택에서 대전으로 내려갔는데 저녁을 혼자 해결하고 갈까 하다가 그냥 곧장 처가로 갔다. 내려서 주섬주섬 짐은 챙기고 있는데 주차장에서 장인어른을 마주쳤다. 차가 올라오는 소리가 "왜 이렇게 급하게 올라오지?"라고 생각하였던 차가 장인어른 차였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 장인어른께서 와이프가 배가 너무 아파서 전화를 받고 급히 오는 길이다 라고 말씀해주셨고, 샤워도중에 옆구리가 너무 아파 장인어른께 전화를 했다고 했다. 다행히 처음 우리가 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조금 괜찮아진상태여서 참 다행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라는게 한편으로는 좋았지만, 살이 너무 빠진것 같다 안쓰러웠다. 특히 별로 먹은 것이 없어서 움직이지도 않고 그러다보니 근육이 점점 빠져 힘이 더 없어보였다. 빨리 입덧이 괜찮아져서 같이 산책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혹시나 튼뜬이가 걱정되는 마음에 야간진료를 하는 산부인과를 찾아갔다. 간호사 말이 옆구리가 아픈거는 자궁과 관계없어서 괜찮다라고 했지만, 와이프는 튼뜬이를 보고 싶은 마음에 진료를 받기로 결정하였다.
기다리는 도중에 산부인과다 보니 누군가 얘기를 낳았고, 그리고 신생아실도 있어서 아기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와이프와 나는 아직은 그렇게 엄마, 아빠가 된다는 것에 아직은 실감이 잘 안나는 것 같다. 아직 튼뜬이가 나오기 전까지는 조금씩 생각을 해보아야겠지만, 꿈에 있는 것 같은 기분만 드는 것 같다.
야간에 진료를 받으면서 간이 초음파 기계로 튼뜬이를 보게되었다. 심장소리도 신기했지만, 이번에는 튼뜬이의 팔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더욱 신기했다. 마치 물속에서 놀고 있는 듯한 우리 튼뜬이. 와이프는 잘 못먹고 있지만, 그래도 잘 자라주는 튼뜬이가 대견스러웠다. 와이프도 심장소리보다 이번이 더 신기하고 감동적이다고 했다. 장인어른도 같이 들어가면 좋았을 텐데, 남편만 들어오라고해서 같이 감동을 못느꼈다는 점이 참 아쉬웠다.
그리고 다음날 전시회를 좋아하는 와이프를 위해 검색하던 중에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하는 것을 찾았다. 무슨 꺼리가 있어야 나가기도 더 수월하기에 전시회를 핑계로 같이 나갔다. 다행히 전시회가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할 수있는 곳이여서, 와이프가 덜 힘들어하고 영상기기를 통해 같이 체험하면서 오랜만에 많이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갖어서 참 좋았다. 그래서인지 저녁에 입덧 후 처음으로 짜장면이라는 음식이 먹고 싶다고 했고, 장인어른과 같이 중국집을 갔다.
음식을 3가지 시키려는 와이프의 패기를 내가 막으면서 짜장면 곱배기 시켜서 나눠먹기로 결정하고, 탕수육과 우동밥을 시켜먹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 짜장면과 탕수육을 꽤 먹는 것이 아닌가. 참 다행이고, 이제야 입덧이 조금씩 없어지고 있다는 희망이 보였다. 그리고 그날은 와이프가 오랜만에 숙면을 취한 날이기도 했다.
다시 나는 와이프를 처가에 두고 가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3일 후에 다시 내려가기 때문에 덜 걱정은 된다. 하지만 나도 집에 있으면서 와이프를 위해 뭘 만들어 먹이면 좋은지 조금은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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